인터넷언론의 수익모델에 대한 이야기

후원 모델의 가장 큰 맹점은 팟캐스트에서 김용민씨가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현재 한국의 대안언론에 후원을 해줄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인구가 약 3만명 정도 밖에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 3만명은 아마 시민단체에도 기부하는 집단일 것입니다.
– 이근성 조합원

처음 프레시안이 협동조합으로 전환하고 소비자 조합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얘기 중에 하나는 역시 회사 경영문제일 겁니다. 특히 후원 모델 외에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 없는 것은 비단 인터넷언론이 아니라 어떠한 형태의 조직일지라도 치명적인 약점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문제제기가 늘 공허한 외침으로 끝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대안 모델에 대한 제시가 뒤따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오늘은 구체적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직접 제시하는 수준까지는 도달하지 못하더라도 그 전에 수익모델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알아야할 필수 지식과 기본 개념들을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이러한 이해가 뒷받침된 가운데 함께 토의가 이어진다면 보다 생산적인 논의가 일어날 수 있을 꺼라 생각합니다.

 

1. 스마트 경제

우선 첫 번째로 인지해야할 사실이 있습니다. 프레시안을 포함한 인터넷 언론사는 언론사이며서 동시에 인터넷 기업이기도 합니다. 즉 IT기업입니다. 인터넷 언론을 운영하는 분들은 이에 대해 인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본인이 인지하든, 안하든 상관없이 서비스가 제공되는 필드가 기존의 재래시장이 아닌 온라인 공간이기 때문에 경영에 대한 접근 방식이 완전히 달라져야만 합니다.

온라인 상에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당연히 먼저 온라인 경제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이를 사람들은 기존의 경제 시스템과 구분하기 위해 ‘스마트 경제’라고 부릅니다. 스마트 경제의 정의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마트 경제란 컴퓨터, 인터넷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재화의 생산, 소비, 유통 등 경제활동의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된 경제시스템을 일컫는다.

2. 연결된 시장

물리적 시장에서는 제품 그 자체가 거래의 대상인 반면 연결된 시장에서는 제품에 대한 정보가 거래의 대상이다. 예를 들어 교보문고에서 책을 구입하는 경우 소비자는 책 그 자체를 만져보고 살펴본 후 구입을 하게 된다. 교보문고가 파는 것은 책이라 할 수있다. 그러나 아마존을 통하여 책을 구매 하는 경우에는 책에 대한 정보를 보고 구매를 하게 되는 것이다. 더구나 책을 아마존으로부터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아마존의 판매자(3rd party seller)로부터 구매하는 경우 아마존은 거래서비스(즉 정보)를 파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마존은 책을 파는 것이 아니라 책에 대한 정보와 이를 구매할 수 있는 판매자에 대한 정보를 파는 기업이라 할 수 있다.
– 노상규, ‘연결된 시장과 스마트 경제‘ 본문 중에서

스마트 경제가 기존 경제 구조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시장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스마트 경제를 통해 새롭게 생성된 시장을 ‘연결된 시장(Connected Marketplace)’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기존 시장을 이에 대비하여 물리적 시장(Physical Marketplace)라고 부릅니다. 그 차이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connectedmarketplace

출처: 노상규, ‘연결된 시장과 스마트 경제

 연결된 시장의 차별점이자 핵심은 ‘네트워크’입니다. 기존의 물리적 시장이 ‘Seller-Buyer’의 단선적인 구조였다면, 연결된 시장은 훨씬 복잡하고 서로 서로가 다양한 관계로 얽혀있는 네트워크 구조를 가집니다. 물리적 시장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기존 경영학은 이 때문에 ‘사슬(chain)’이라는 말로 공급 또는 소비를 설명하지만 연결된 시장에서는 서로가 네트워크로 얽혀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말로는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이해하기 쉽게 노상규 교수님의 글에 나오는 기존 서점과 아마존의 차이를 옮겨봅니다.

 예를 들어 책의 경우 저자 ->출판사 ->서점 ->독자로 이어지는 사슬의 관점에서 볼 수 있으며 저자와 출판사, 출판사와 서점, 서점과 독자 사이에는 관계가 존재하지만 독자의 경우 저자, 출판사, 다른 독자들과의 관계가 형성되지는 않는다.
아마존의 경우, 저자는 출판사나 판매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독자와 거래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독자의 경우  수 많은 판매자들과 다른 독자들과 거래관계를 맺을 수 있다. 여기서 거래 관계란 책을 구매하는 것 뿐 아니라 책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는 것(즉 무료 거래)을 포함한다. 이러한 아마존에서의 거래는 기록으로 남겨짐으로써 다음 거래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거래가 계속되면서 네트워크는 더욱 거대하고 복잡해지게 된다.
– 노상규, ‘연결된 시장과 스마트 경제‘ 본문 중에서

인터넷 언론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존 언론은 ‘정보를 제공하는 자’와 ‘정보를 제공받는자’의 단선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만 인터넷 언론은 그렇지 않습니다. 언론사 홈페이지에 방문하여 직접 기사를 읽는 경우를 제외하면 언론사가 만든 기사들은 다양한 웹사이트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사용자들에게 전달되고 읽혀지며 재공유됩니다. 이 과정에서 독자들은 특정한 공간에 묶여 있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다양한 주체와 관계를 맺습니다.

3. 정보가 공짜인 이유

‘Information wants (should) to be free.’
– [Steven Levy, Hackers, O’Reilly, 1984].

사람들이 인터넷을 쓰면서 느끼는 가장 큰 효용은 많은 콘텐츠와 서비스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일 겁니다. 물론 다른 한 편에서는 이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내면서 ‘콘텐츠=유료’라는 인식을 널리 확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만, 오늘은 그와 상관없이 스마트 경제의 구조와 흐름의 차원에서 이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경제학에는 ‘한계비용’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어떠한 제품이나 서비스에 있어 한 단위를 증가시키는데 드는 생산비의 증가분을 말하는 것입니다. 기존 경제학에 따르면 완전경쟁시장에서는 가격이 한계비용에 수렴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경제학의 완전경쟁시장이란 사람들의 머릿 속에만 존재하는 이상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해왔지만 인터넷은 실존하는 완전경쟁시장입니다. 그리고 인터넷에서 어떠한 콘텐츠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드는 비용은 0입니다. (물론 개개인의 인건비나 콘텐츠 생성에 들어가는 비용이 있지만 이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유통 비용만 바라보는 것입니다.) 따라서 가격 또한 이 비용에 수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즉, 어떠한 다른 조건을 만들어서 인터넷 공간 안에 다른 경쟁자가 들어올 수 없는 장벽을 만들지 않는 한, 자신이 제공하는 콘텐츠나 서비스는 자연적으로 가격이 0에 수렴하게 됩니다.

이에 대응하는 방식은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인위적으로 이를 막거나(예를 들어 불법복제나 불법공유를 처벌하는) 아니면 아예 공짜라는 점을 이용하여 마케팅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오늘 얘기할 것은 후자입니다.

인터넷 상에서 언론사가 제공하는 뉴스는 ‘정보’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인터넷 상에서 정보를 취득하는데 돈을 내는 것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아니 심지어 정보는 공짜로 제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케팅 용어 중에 기준가(anchor price)라는 단어가 있는데 소비자들이 느끼는 심리적 기준 가격을 말합니다. 어떠한 제품이나 서비스가 그 가격을 넘어가면 ‘비싸다’고 느끼고 그 가격 아래로 판매되면 ‘싸다’고 느낍니다. 아쉽게도 인터넷 뉴스의 기준가는 0원입니다. 즉, 조금이라도 돈을 받게 되면 부담을 느끼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 언론사가 제공하는 뉴스. 정보 그 자체는 유료화가 불가능합니다. 우리나라 언론사들이 시행하는 유료화가 모두 실패한 이유는 이 때문입니다. 사람들이 돈을 지불할 수 있는 부분은 정보가 아니라 서비스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들만을 수집하여 이를 보기좋게 잘 구성하여 핵심만 모아서 전달해준다면 그 사람에게 돈을 지불할 수 있을 겁니다. 이처럼 비용이 지불되는 부분은 서비스이지, 정보 그 자체가 아닙니다. 그런 점에서 인터넷 언론사 사이트들도 다른 인터넷 서비스 업체와 비교해서 무엇이 부족한지 고민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이 뒤따르지 않으면 앞으로도 유료 서비스는 불가능할 겁니다.

4. 교차보조

“There ain’t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
                                                              – 영미 속담 중에서

공짜 점심은 없다(There ain’t no such thing as a free lunch)라는 말은 실생활에서도 종종 사용되는 영미권의 속담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말로 ‘세상에 공짜는 없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사용하는 무료 서비스 또는 무상 혜택은 알고보면 누군가가 이를 대신 내주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기업은 당연히 손해를 보면서까지 이를 제공하지는 않습니다. 이렇게 누군가가 대신 그 비용을 부담하는 구조를 경제학에서는 교차보조(Cross subsidization)라고 합니다.

스마트 경제에서의 교차보조는 아래와 같이 4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1) 내가 나에게 (From Me to Me)

지금 당장은 공짜로 서비스를 사용하지만 결국은 자기 자신이 돈을 내게 되는 경우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우리나라에서 핸드폰 구매할 때이죠. 무상으로 단말기를 사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다달이 요금에서 빠져나가는. (무상이라고 쓰고 할부라고 읽는…)

또는 마케팅에서 공짜 상품으로 유인한 후, 메인 상품을 팔게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경우 메인 상품 가격에 공짜 상품의 비용이 포함되어 있죠.

그래서 이를 다시 두 가지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하나는 제품/서비스 차원, 다른 하나는 시간 차원. 때로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적용되기도 합니다.

제품/서비스 차원의 교차보조는 앞서 언급한 공짜 상품을 제공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최근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2 확장판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다른 블리자드 게임의 스페셜 아이템을 공짜로 제공합니다. 그 스페셜 아이템을 얻기 위해 스타크래프트2 확장판을 사게 되기도 합니다.

시간 차원의 교차보조는 보통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뭔가 심오해보이지만 원리는 단순합니다. 대부분의 체험 서비스가 이에 해당합니다. 1개월 무료서비스를 제공하지만 1개월이 지나면 무조건 유료로 전환해야 합니다. 이 때 유료서비스 가격에는 앞서 무료로 제공한 기간의 비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2) 유료사용자가 나에게 (From Person to Person)

이는 말 그대로 유료 사용자가 내는 가격에 내가 무상으로 사용하는 서비스의 비용이 포함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오늘날 클라우드 인터넷 환경이 대세가 되면서 대부분의 클라우드 서비스들이 이와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즐겨 사용하는 에버노트는 무료 서비스와 유료 서비스가 있습니다. 회사는 무료 고객, 유료 고객 구분 없이 에버노트라는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고정비용이 발생합니다. 서버 비용, 회선 비용, 운영인력 비용 등 여러가지 비용은 사용자수에 비례하여 발생합니다. 그러나 돈은 유료 사용자에게만 받습니다. 그렇게 유료서비스 이용자들의 가격에는 무료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 다른 대표적인 예는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입니다. 대부분의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는 남성 고객에게만 돈을 받습니다. 여성 고객은 무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댓가로 서비스의 이용자수 증대에 기여합니다. 회사는 어찌되었든 남여 구분없이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고정 비용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돈은 남성에게만 받음으로써 남성 사용자들의 지불 가격에는 여성 사용자들에게 들어가는 비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3) 제3자(3rd Party)가 나에게 (From Party to Party)

직접적으로 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제3자가 서비스를 사용하는 모든 (공짜)사용자를 대신하여 돈을 내는 경우입니다.

인터넷 언론사에서 가장 익숙한 교차보조가 이것입니다. 광고주가 서비스 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을 제공하고 고객들은 무상으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죠. 그렇게 광고주들이 지불하는 가격에는 실사용자들이 이용하는 서비스에 대한 비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아는 많은 인터넷 기업이 이 모델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모두 이 모델로 돈을 법니다. 다만 현재 인터넷 언론사와 다른 점은 매우 다양하고, 효과를 측정할 수 있으며, 확장 가능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가 이 모델의 교차보조를 사용하고자 하는 경우 이는 필수 항목입니다. 광고는 타켓팅이 가능해야 하고 다양한 광고주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양한 상품구성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것은 다양한 형태로 확장, 적용이 가능해야 합니다. 인터넷 서비스 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는 상식으로 통하는 얘기가 인터넷 언론사에서는 아예 인지조차 안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여전히 자신들이 인터넷 서비스 업체라는 자각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은 온라인 상에서 누구나 광고를 신청할 수 있고 신청화면에서 원하는 대상, 원하는 위치, 기간, 형태, 내용을 모두 선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광고가 진행되는 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광고를 봤으며 몇 번의 좋아요를 누르고, 내용을 읽고 링크를 클릭했는지 확인이 가능합니다. 또한 그것이 어떻게 사람들 사이에서 재공유되고 퍼져나갔는지도 확인 가능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광고주는 다시금 다음 광고 비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집행 가능합니다.

이는 비영리 기관에서 진행하는 후원, 스폰서 모델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점에서 납입된 후원금이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후원자들에게 보고하는 것은 앞서 말한 광고주에게 광고 결과를 알려주는 것과 경제적인 모델 면에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실제로 비영리 기관에서 후원금의 증가는 내가 낸 후원금이 얼마나 가치있게 쓰였는지 후원자들에게 알려주었는지 여부와 비례합니다.

(4) 시장이 나에게 (From Monetary Market to Non Monetary Market)

서비스 제공자가 모든 사용자를 보조하는 경우입니다. 대부분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나 위키 모델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예를 들어 위키피디아에 정보를 게시하는 사람은 돈을 받지 않습니다. 그리고 위키피디아를 이용하는 사람들은 그 덕분에 무료로 그 정보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정보를 게시한 이들이 얻을 수 있는 것은 그 과정에서 얻게 되는 만족감 그리고 명성(reputation)입니다.

이러한 교차보조는 그 과정 자체가 사람들에게 보람을 줄 수 있는 행동일 때 가능합니다. 내가 시장에 기여를 하고 있고 그 기여가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생각이 있을 때 지속 가능합니다.

이렇게 교차보조의 종류만 살펴봐도 현재 인터넷 언론사들이 수익모델 마련과 관련하여 얼마나 타성에 젖어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총 4가지 교차보조 모델 중에서 오직 한 가지 모델만 계속 사용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예전에도 종종 ‘머리를 쓰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던 부분이 이 부분입니다. 그러나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애초에 선행지식이 없으니 제대로된 논의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점에서 본 글이 수익모델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5. 비즈니스 모델 = 서비스 모델 + 수익 모델

전통적인 비즈니스에서 비즈니스 모델은 곧 수익모델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과일 가게는 과일을 팔아서 돈을 법니다. 비즈니스 모델과 수익 모델 모두 과일을 고객에게 파는 겁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쉬운 예로 구글의 초기 사이트를 들어보겠습니다. 구글.com은 검색 사이트였습니다. 구글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검색입니다. 텍스트 입력 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구글이 사용자 대신 인터넷의 자료들을 검색해서 제공합니다. 사람들은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구글을 이용합니다.

그러나 구글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댓가로 사용자에게 돈을 받지는 않습니다. 덕분에 사용자들은 무료로 검색 서비스를 이용하지만 회사는 당연히 어떤 식으로든 돈을 벌어야 합니다. 아니 애초에 돈을 못 벌 것 같으면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할 이유도 없죠. 그래서 수익모델을 찾게 됩니다. 구글의 수익모델은 앞서 설명한 3번째 교차보조 모델을 사용하는 겁니다. 광고주에게 돈을 받는 것이죠.

즉, 구글의 비즈니스 모델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구글의 비즈니스 모델 = 검색 서비스 + 광고 수입

대부분의 인터넷 기업은 이처럼 서비스 모델과 수익모델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정리하면, 비즈니스 모델은 아래와 같이 됩니다.

 비즈니스 모델 = 서비스 모델 + 수익 모델

여기서 중요한 건 수익모델입니다. 기업은 수익 모델이 정교하게 만들어지지 않으면 영속할 수가 없습니다. 서비스 모델도 중요하지만 그 못지 않게 수익 모델을 잘 만들어야 합니다.

구글은 그런 점에서 광고주들을 위한 최고의 시스템을 갖고 있습니다. 페이스북이 나오기 전까지 구글의 단가는 최고로 높았습니다. 광고주들은 바보 아닙니다. 자신들이 원하는 대상을 향해 정교하게 타겟팅한 광고가 나는 구글의 광고 시스템에 감탄하고 비싼 돈을 지불한 것입니다. 구글의 성공은 뛰어난 검색 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를 유치하는 한편 광고주들을 위한 최고의 플랫폼을 만들어 제공한데 있습니다.

지금 국내 인터넷 언론사들은 서비스 모델만 있고 수익모델은 없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애초에 수익모델을 고민하고 설립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수익모델이 천편일률적으로 광고주들에 의한 교차보조인데, 정작 광고플랫폼을 자체적으로 갖고 있는 곳은 한 군데도 없습니다. 그래서 중간에 광고를 유통해주는 회사들의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자사의 사이트에 사용합니다. 그러다보니 광고에 대한 콘트롤, 재량권 자체가 없고 광고주와의 직접적인 관계도 형성하기 어렵습니다.

초기 네이버 사이트는 정말 허접했습니다. 네이버 또한 소수의 인원으로 시작한 스타트업이었습니다. 그러한 사이트가 오늘날 대한민국 인터넷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는 서비스가 된 것은 일찍부터 광고 플랫폼을 개발하여 런칭하고 사업 초창기에 대표가 직접 광고주들을 섭외하며 그들을 주요 고객으로 확보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도 네이버가 정말 잘 하는 것 중에 하나는 광고주 관리입니다. 각종 서비스와 편리한 시스템을 제공합니다.

수익모델에 대한 고민이 없는 인터넷 기업은 설사 서비스 모델이 성공했다 하더라도 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인터넷 언론사도 예외는 아닙니다.

6. 생각할 꺼리들

지금까지 간략하게 스마트 경제의 특성, 주요 요소와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인터넷 언론사가 수익모델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해야할 포인트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 어떻게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활용할 것인가?
연결된 시장에서 사용자들은 단순히 뉴스를 언론사로부터 소비하는 주체가 아닙니다. 정작 가장 큰 광고 수익은 네이버나 페이스북 같은 중간에 중개해주는 곳들이 가져가고 있다는 사실을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언론사와 독자의 관계 뿐만 아니라, 기사를 작성하는 기자와 독자, 또 각각의 필진과 독자, 필진과 필진, 독자와 독자 사이의 관계는 어떻게 구성하고 이를 다시 비즈니스에 활용할 건지 고민해봐야 합니다.

– 서비스 모델의 창출
뉴스를 단순히 제공만 하는 것으로는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은 앞서 다룬 바 있습니다. 만약 교차보조를 사용하지 않고 서비스 모델에서 수익을 창출하고자 한다면 서비스 자체를 새로이 개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예전에 구독했던 해외 IT 전문지는 일주일에 한 번 맞춤화된 리서치 자료를 메일로 보내주는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한 달에 약2만원 정도를 내고 이용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처럼 서비스 자체를 새로이 개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 다양한 교차보조의 활용
찾아보면 광고나 후원의 방식 외에도 서비스를 뒷받침할 수 있는 수익모델들이 있을 겁니다. 이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 수익 모델 개선
이미 갖고 있는 수익 모델에서 많은 수익이 나오지 않고 있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한창 유행하던 무료 프린트 사업의 경우, 결국 관건은 두 가지였습니다. 더 많은 프린트 장소를 확보하고 광고주들이 광고효과를 체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 무료 프린트 사업이 인기를 끌자 여러 사람들이 여기에 뛰어들었는데 결국 성공한 곳은 무료 프린트 사업의 수익모델의 핵심이 뭔지를 파악한 이들이었습니다. 무료 프린트 사업 또한 서비스 모델과 수익모델이 다른 케이스입니다. 이 사업의 성공은 얼마나 더 많은 광고가 지속적으로 들어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광고를 보는 사람들의 수가 광고주 입장에서 의미가 있을 만큼 많아야 합니다. 더불어 실제로 내가 돈을 내고 한 광고가 효과를 발휘해야 합니다. 그것이 실제로 서비스 구매 전화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최소한 광고를 봤다는 것은 확인하기를 원합니다. 이를 어떻게 제공할 것인가가 핵심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은 무료로 학생들에게 프린트를 해주는 것, 즉 서비스 모델에만 초점을 맞추고 실제 서비스 개발도 이 부분에 집중되었습니다. 물론 서비스도 중요합니다. 일단 서비스가 좋아야 더 많은 사용자가 생길테니까요. 그러나 어차피 무료라는 것 때문에 서비스는 확장성을 가진 상황이었습니다. 오히려 사업 확장의 핵심은 자본력이었고-무료 프린트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프린터를 구매해서 새로운 장소에 제공해야 하니-그러자면 어떻게 광고주들로부터 돈을 가져오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이러한 상황은 지금의 인터넷 언론사들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이 외에도 더 있을지 모릅니다. 아무쪼록 이 글이 생산적인 수익 모델 논의의 시발점이 되기를 바랍니다.

 

[참고 자료]
기존의 광고시장은 끝났다 http://ppss.kr/archives/60755
하지만 공짜 점심은 없다? http://organicmedialab.com/2013/04/30/there-is-no-free-lunch/
수익 모델의 3P (3Ps of Revenue Models: Payer, Packaging, and Pricing) http://organicmedialab.com/2015/08/25/3ps-of-revenue-models-payer-packaging-and-pricing/#more-4836
‘광고’ 없이 살아남겠다던 대안언론, 안 풀리는 이유는?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3085
무너진 저널리즘, 가격 없는 상품의 딜레마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1087

 

[번역] 스토리라인 vs 객체 지향 뉴스

원문보기 : http://topdrawersausage.net/2013/07/07/storylines-vs-object-oriented-news/

저자 소개
Jeremy Tarling
영국 BBC에서 Data Architect로 일하며 topdrawersausage라는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 열린프레시안의 김창겸님께서 번역해주셨습니다.

 

저는 최근 뜻이 통하는 BBC 및 다른 미디어 조직의 동료들과 함께 뉴스에서의 스토리텔링 구조에 대해 협업을 진행하고 있는 중입니다. 데이터 연계 기반의 콘텐트 집성 (Linked Data driven content aggregation) 방식에 대한 BBC의 연구에 참여하면서, 저널리스트들에 의해 언급되는 사건들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모델링하면 될까 알고싶어졌습니다. 마이클 스멧허스트(Michael Smethurst)가 지적한 바와 같이, 기사 전달의 기본 요소(누가/무엇을/어디서/언제)들이 많은 정보를 주기는 하지만 ‘왜’, ‘어째서’와 같은 더욱 관심가는 요소들은 누락되어 있기도 합니다.

“(나에게)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사건들 사이에 존재하는 의존성과 상관관계입니다. ‘왜’라는 질문과 ‘무엇때문에’라는 대답이 언제나 가장 의미있는 것이지요. 데일리메일이나 가디언에게 이런 부족함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이해시키는 것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왜 그런 일이 일어나고 그 전제 위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공감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BBC의 동료들이 사실 보도와 중립성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는 것을 자주 느끼지만, 사견이 개입된 보도같은 보통 신문들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BBC가 단지 대규모로 온라인 뉴스를 수집, 발행하고 있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BBC 콘텐츠의 유통의 많은 부분이 온라인화되어 있지만, 거기에도 필연적으로 무엇을 남기거나 없애고 표시 순서를 어떻게 배치할 지, 사건들 사이의 링크를 어떻게 제시할지 등 편집과 선택의 과정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편, 저널리스트들이 작성하는 많은 콘텐트들이 ‘사건모델’에 깔끔하게 늘 들어맞는 것은 아니지요. 특별 기사, 분석 기사, 가끔 연예계 가쉽같은 것도 있구요.

gossip

(조나단 스트레이(Jonathan Stray)가 언급했듯 이것이 저널리즘에서의 새로운 경향이라 할 수는 없고, 지난 세기부터의 성장동력의 일부분이기도 하다)

데이터 아키텍쳐의 관점에서 보자면, 저는 뉴스 스토리를 데이터로 다루어 모델링하는 것에 특별히 관심히 있습니다. 지난 십 년 동안 BBS 뉴스 웹사이트는 평면적인 구조의 페이지 기반 사이트였으며, 한 페이지가 곧 기사 하나와 동등했습니다. 하나의 기사는 하나의 이야기(story)를 기술합니다. 여러 이야기를 기술하는 기사의 예를 찾는 경우도 있겠지만, BBC 뉴스 웹사이트 기사의 대다수는, 사건의 진행에 따라 같은 이야기에 대한 반복적인 기술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세 가지 관점에서 문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 콘텐트 중복 – 각각의 기사는 고립적이기 때문에 현재 스토리 안의 일련의 사건들을 기사마다 다시 언급해야 합니다.
  • 검색엔진 상의 중복 – 검색엔진은 각각의 기사(페이지)를 따로 색인(index)하게 되며, 누군가 그 이야기에 대한 상세 내역을 검색하고자 하면 BBC의 보도 중 최신 본 하나만을 찾게 되거나, 보통은 더 운 나쁘게 같은 이야기에 대한 여러개의 기사 목록을 보게 되기 마련입니다.
  • 링크 관리 작업 증가 – 같은 이야기에 대한 연관된 기사(페이지)들 사이의 링크는 수작업에 의해 생성되고 배치되며, 새로운 기사가 발행되게 되면 즉시 신선함을 잃기 시작합니다.

BBC는 정적 페이지 방식의 기사 노출 방식에서 잘 알려진 3-티어(tier) 방식의 아키텍쳐로 이루어진 동적 기사 페이지 생성 방식으로 전환하는 중입니다. 표현 계층-서비스 계층-데이터 계층의 구조이지요. 이런 방식은 작년에 BBC 스포츠 웹 뉴스에 먼저 적용된 바 있는데, 특별히 흥미로운 부분은 기사 내용을 보관하는 콘텐트 저장소와 그 콘텐트들의 의미적 연관성에 대한 주석 데이터를 보관하는 3중의 저장소로 이루어진 데이터 계층의 구조입니다. 이런 구조의 플랫폼 위에서 BBC는 여러 개의 기사가 같은 이야기를 개별적으로 기술하는 페이지 기반의 뉴스 구조에서 벗어나, 저널리스트가 같은 이야기 흐름에 대한 업데이트된 내용을 동일한(고정된) URL에 발행 할 수 있는 이야기 기반(story-driven) 기사 발행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변경 지점이 저와 제 동료들이 이야기 흐름의 의미론(Storyline Ontology)에 대해 더욱 관심갖고 협업할 수 있는 모티브가 되었지요.

자, ‘이야기 기반 방법론’에서 업데이트란 어떤 모양일까요? 웹 관점에서 보자면, 웹페이지가 이야기의 부분적인 진행상황, 심화상황이 변경됨에 따라 부분적으로 업데이트 되는 것을 말합니다. 데이터의 물리적인 측면으로 보자면, 그것은 텍스트, 이미지, 음성 녹음 분, 비디오 녹화분, 소셜 미디어에서의 언급들 등이 추가되어 관리되는 것을 말하지요. 이런 업데이트는 URL 주소로는bbc.co.uk/news/storylineID#updateID 와 같은 형태로 정리되어 구조화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주소 패턴 구조화는 몇 가지 장점을 가지는데,

  • 웹사이트 사용자가 개별적인 업데이트 내용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유할 수 있다.
  • 업데이트가 더 넓은 맥락의 이야기 흐름에 포함되어 표현될 수 있다. 예를 들면 타임라인 방식 표현중 한 아이템과 같은 형식이다.
  • 검색 엔진은 페이지 주소 중 업데이트를 나타내는 부분 (해쉬(#)기호 이후의 부분들)을 무시함으로써, 앞에 말한 색인의 중복성을 제거하고 하나의 이야기(기사) 페이지를 색인할 수 있다.

하지만, 이야기 기반 방법론의 중요한 점은 이미 발행된 사건에 대한 기사가 업데이트 될 수 있다는 점만은 아닙니다. 이 글의 앞에서 마이클(Michael)의 관점을 소개하며 언급했 듯, 이 방식은 ‘무엇’ 이외에도 ‘왜’와 같은 인과의 흐름에 대한 관점을 제시하고 흐름을 파악하게 하는 목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최근엔 어떤 뉴스 발행자들의, 뉴스를 그 근원적인 요소들로부터 바라보는 시도가 꽤 화제를 부르기도 했습니다. ‘사실’로부터의 접근, 이 개별적인 ‘사실’을 각각의 객체로 다루고 이 객체들의 결합으로부터 뉴스 기술을 수행하는 접근 방법입니다. 객체 지향 뉴스라는 것이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세상은 벌써 ‘짤막한 SNS 상태 업데이트’들에 끌리고 있음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접근방법에서는 우리가 개별적인 사실 객체(fact-object)들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그 사실 객체들이 유효하게 된 전체적인 맥락을 무시하게 될 수 있는 위험이 있지 않은가 생각도 듭니다.

사실들을 엮어 뉴스의 이야기 흐름을 만들어낼 때, 그 이야기 흐름(뉴스)은 저널리스트가 그 일을 하기 위해 착수하고, 내용을 수집하고, 공개하는 일련의 편집적 과정들과 연관이 있습니다. 저는 지난 주 영국 버밍햄에서 한 워크샵에 참여했는데, 에일린 머피가 했던 이 표현이 매우 인상깊었습니다. ‘뉴스룸에 난 창’. 저널리즘에 있어서의 투명성을 증가시키는 일은 항상 의미있는 일일 것입니다.

플랫폼, 유통 그리고 독자 (Platform, Distribution and Audience)

홍군님께서 번역하신 베네딕트 에반스의 플랫폼, 유통 그리고 독자 (Platform, Distribution and Audience)입니다(원문).

당신이 일주일에 2~3개씩 글을 쓰는 전문 블로거는 아니라고 치자. 대신 서너달에 1개 정도, 다른 걸 하느라 실제로 정말 바쁜 사람이라고 해보자. 당신은 나나 예전의 저스틴 홀처럼 오픈 웹에 글을 퍼블리싱하는 건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까놓고 말해 당신의 그 글이 얼마나 좋은 지와는 관계 없이, 당신은 어쩌면 시간을 낭비한 셈이다. 운이 좋게도 검색에 잘 걸릴 만한 주제를 택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글은 그 주제에서 검색되는 수 많은 글들 중 하나일 뿐이다.

어쩌면 당신은 꽤 많은 트위터 팔로워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사람들에게 그 링크를 직접 알릴 수 있겠지) 하지만 많은 다른 사람들은, 정말 그럴 역량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다. 그들은 그럴 시간이 없거나 보안상의 이슈로 그런 서비스를 쓰지 못할지도 모른다. (비슷한 이유로 인스타그램에도 어려움을 겪곤 한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아무도, 아.무.도 당신의 글을 읽지 않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

그런데 저는 유통distribution이 핵심일까? 라는 의문도 동시에 가집니다. 탐사보도라는 특성 때문일까요. 뉴스타파의 경우 정기후원은 35k명, 프레시안은 조합원과 후원인을 합해 <5k명입니다.

그동안 제가 제안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기사 본문을 구조화할 것.
  • 언론사 공동의 유통 플랫폼을 구축할 것.
  • 조합원과 후원인 확보할 것.

앞서 두가지는 베네딕트 에반스의 문제의식과 궤를 같이합니다. 포털이나 소셜미디어에 대응하는 플랫폼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나름의 의의를 가질 수 있겠지만, 이것이 조합원과 후원인 확보와 반드시 연결된다고 생각하기는 힘듭니다. 미디어오늘 이정환 기자의 NYT와 WP 전략에 관한 기사를 보면 일단 기사를 최대한 많이 유통시켜서 잠재 독자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할 것도 같고요. 이 부분이 아니라 차별화된 컨텐츠와 서비스에 집중해서 조합원과 후원인 확보에 집중하는데 포커스를 맞춰야할 것도 같고요. 고민입니다.

* 프레시안의 경우 10월 7일 현재 페이스북에 15.8k 좋아요와 트위터에 65.7.k의 팔로워가 있습니다. 더 피알의 상위 30개 언론 분석 1과 2도 참고해주세요.

디지털저널리즘과 언론사 CMS

지난 두 달. 열프를 뜨겁게 달구었던 주제는 기사 아카이빙과 언론사CMS였습니다. 이에 오늘은 그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내용을 올려보고자 합니다.

 1. Digital Fir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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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의 스노우폴(Snow Fall)은 2013년 퓰리처상을 받았습니다. 스노우풀이 주목 받은 것은 인터렉티브 저널리즘의 새로운 방점을 찍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이 무엇인가를 보여준 기사였습니다. 독자는 66개의 모션그래픽을 통해 워싱턴주 캐스케이드 산맥을 덮친 눈사태를 생생하게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사진, 지도, 3D그래픽, 비디오 등이 1만 7천자의 긴 스토리 기사와 함께 적절하게 배치되어 입체적으로 상황을 전달합니다.

이러한 기사는 갑자기 나온 것이 아닙니다. 뉴욕타임스는 2007년부터 인터렉티브 뉴스팀을 만들어 디지털 스토리텔링과 웹사이트개발을 결합한 실험을 계속 해왔습니다. 인터렉티브 뉴스팀은 기자, 프로듀서, 그래픽 디자이너, 데이터 개발자, 프로그래머 등으로 구성된 총 18명의 팀입니다. 이들이 만들어낸 히트 기사 중에는 국내에도 한동안 SNS에서 화자된 블룸버그 뉴욕시장 재임기간 동안 뉴욕의 변화를 담아낸 ‘Reshaping New York’ 기사가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에는 디지털 플랫폼 부편집장이라는 직책이 존재합니다. 이 직책에서 가장 중요한 요건은 두 가지입니다. technophile(신기술에 몰입하는), evangelist(신기술을 전파하고 확산하는 사람)이여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요건입니다. 지난 번에 소개한 파이낸셜타임즈가 사내 CTO(최고 기술 책임자)라는 직책이 있고 자체 개발팀을 운영하였던 것과 마찬가지의 맥락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 기사가 화제가 된 후, 언론사에서는 경영진들 사이에서 “우리는 이런 기사를 못내는가?”라는 이야기가 돌았습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못 냅니다. 중요한 건 화려한 저 면모가 아닙니다. 결국 시스템과 인력에 대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중요한 건 저러한 기사 하나가 아닙니다. 오히려 진짜 고민할 부분은 이미 종이신문이 영향력을 상실하고 온라인. 아니 그것도 이제 PC환경에서 바라보는 웹이 아닌 모바일 브라우저로 주요 시장이 넘어간 상황에서 언론사의 기사 생산 시스템이 이를 따라가고 있느냐입니다. 우리가 언론사의 CMS시스템을 얘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2. CMS가 뭔가요?

CMS란, Content Management System의 약자로 간단히 말하면 콘텐츠를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정의가 이러하다보니 왠만한 웹프로그램은 대부분 CMS로 분류가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포털 사이트에서 블로그 시스템을 사용한다면 그 블로그 프로그램도 CMS 중의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CMS라고 하면 아래와 같은 기능을 포함합니다.

  • 콘텐츠 생성
  • 콘텐츠 수성 및 삭제
  • 콘텐츠 등록 또는 출판(온라인 상으로 인터넷에 출판하는 것 포함)
  • 서버에 콘텐츠 저장
  • 저장된 콘텐츠에 대한 관리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CMS로는 국내에서는 XE(XpressEngine, 구:제로보드), 글로벌하게는 워드프레스가 있습니다. (본 블로그도 워드프레스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처럼 범용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생성하고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CMS가 있는가 하면, 특정한 분야에 국한하여 정해진 형태의 콘텐츠만 다루는 CMS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다룰 내용이 그 중 언론사를 위한 CMS입니다.

언론사의 콘텐츠는 기사입니다. 기본적으로 글을 다룬다는 점에서는 다른 CMS와 차이가 없겠지만 글을 작성하는 사람이 특정한 사람으로 한정되어 있고 이렇게 작성된 글을 중간에서 누군가 검수하는 로직이 들어가야 하는 것이 다릅니다. 또한 이것을 그대로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레이아웃을 수정해서 그에 맞게 보내야 합니다.

대부분의 언론사가 종이신문으로 출발을 하였기에 언론사CMS의 원형은 집배신 시스템에서 출발합니다.

이러한 집배신 시스템을 제공하는 국내의 대표적인 회사는 양재미디어서울시스템입니다. 하지만 윤전기로 신문을 찍어내던 시대와 IT시스템과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기사가 출력되는 시대에 프로그램이 가져야할 요구사항은 전혀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두 회사도 디지털 퍼블리싱에 부합하는 CMS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만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당연히 고가이다보니 사용하더라도 예전 버젼을 사용하거나 아니면 사용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아예 두 시스템을 분리해서 사용하거나 기존의 집배신 시스템은 종이신문을 발행할 때 사용하고 인터넷 사이트는 다른 CMS제품을 사용하여 별도 구축하거나 아니면 집배신 시스템에서 일부만 사용하고 나머지는 웹기반의 운영툴을 접목하여 변형하여 사용하는 형태로 쓰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간에 문제는 CMS자체가 현재의 최신 웹기술을 전혀 따라가지 못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디지털 퍼스트를 아무리 외쳐도 공허한 구호에 불과할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국내CMS에서 가장 간과되고 있는 점은 구조화된 기사 작성입니다. 구조화되어 있지 않은 데이터는 향후 정보로서의 가치를 갖기 어렵습니다. 보통 잘 쓰여진 기사는 시간이 지나도 다시 사람들 입에 오르며 재소비됩니다. 특히 인터넷 검색 시스템의 발달과 SNS를 통해 이슈 패자 부활전이 자주 일어나는 오늘날 같은 시기에 기사는 한 번 송고하고 끝이 아닙니다. 어찌보면 한국 언론이 퀄리티 있는 기사를 내기보다 단발성으로 트래픽을 올리기 위한 기사를 많이 내보내게 된 데에도 이러한 내부의 기술적 한계가 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구조화된 기사의 가치는 특히 데이터 저널리즘에서 빛을 발휘합니다. 특정한 키워드로 각 기사들을 재분류하여 분석하면 거기서 새로운 정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간을 정해 특정한 지역명으로 사회면 기사를 검색하면 해당 지역에서 어떠한 이슈가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걸 가지고 다양한 통계들을 심지어 각 지역별로 비교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러나 현재 국내의 대부분 CMS는 기사가 구조화되어 저장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작업을 내부에서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모든 기사가 통으로 DB에 저장되기 때문입니다.

일찌감치 해외 유수 언론의 경우, CMS를 자체적으로 개발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CMS를 내부에 직접 IT팀을 두고 개발하는 이유는 IT를 지원부서로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IT가 자사 비즈니스의 핵심이며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역량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기에 개발팀을 자체적으로 구성하여 자사에 필요한 솔루션을 직접 개발, 운영해오는 것입니다.

3. 언론사 CMS에서 중요한 것들

(1) 인사이드 뷰

종이신문 시절 언론사의 집배신 시스템은 ‘기사 작성 -> 전송 -> 데스킹 -> 교열 -> 조판 -> 강판’의 과정으로 진행이 됩니다. 반면 웹사이트로 출력 형태가 바뀐 지금 언론사의 CMS는 이중 조판과 강판의 과정이 디지털 발행으로 바뀌는 것 뿐 앞 단계의 과정은 동일합니다. 하지만 대신 새로이 추가되는 개념이 있습니다. 그건 데이터베이스입니다. 모든 기사는 전송 시점부터 데이터베이스 서버에 저장되어 관리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기사 데이터는 언론사의 중요한 자산입니다. 기사가 더 이상 종이에 인쇄된 활자가 아니기 때문에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검색이 용이하고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 데이터가 구조화되어 저장되어 있지 않다면 디지털 매체가 가지는 장점 중 대부분이 상실되게 됩니다. 따라서 언론사 CMS에서 중요한 부분은 기사 작성 시점에 데이터를 구조화해서 입력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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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가디언지 CMS의 기사 입력 화면

위 첨부한 스크린샷은 영국 가디언지에서 사용하는 CMS의 기사 입력화면입니다. 스크린샷 상태가 좋지 않아 잘 안보이실 수도 있지만, 태깅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콘텐츠 타입, 기여자, 섹션, 톤, 부가 키워드에 이르기까지 모두 태그를 적어놓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태그를 기사에 함께 입력함으로써 온라인에서 노출될 지면, 유사 기사 추출, 작성자에 따른 분류 등등이 가능해집니다. 또 한가지 눈길을 끄는 입력 단위는 Geo location입니다. 기사와 관련된 위치, 즉 위경도 입력이 가능하도록 돼있습니다. ‘Set location’ 버튼을 클릭하면 맵 위에서 특정 위치를 지정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위치 데이터를 기사에 포함하게 될 경우 다양한 방식으로 기사를 표현할 수 있고 향후 다양한 형태로 재가공이 가능합니다. 예를 들면, 하루 동안 발생한 사건사고 기사의 지역별 현황, 각종 문화 행사의 지역별 현황 등. 상상하는 데 따라 기사별 재조합이 가능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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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 기사작성시스템의 에디터 화면

위 스크린샷은 뉴욕타임스에서 자체 개발한 CMS Scoop의 기사 작성 확면입니다. Scoop에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아래와 같습니다.

  • 내용 변경 추적 기능
    예를 들어 담당 데스크가 기자가 쓴 초안의 문장을 삭제하면 흔적이 남습니다. 오탈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담당 데스크는 삭제된 이유를 오른쪽 마우스 버튼을 눌러 간단한 메모로 남겨둘 수 있습니다.

    Scoop의 Track Changes and Comments 기능
    Scoop의 Track Changes and Comments 기능
  • 실시간 동시 작업 기능
    담당 기자가 기사를 작성하는 도중이라도 사진기자나 프로듀서가 사진, 멀티미디어 요소를 실시간으로 삽입할 수 있습니다. 특정 외부 기자에 대해서는 권한 설정도 가능합니다. 가령 사진기자는 제목을 변경할 수 없도록 한다거나 멀티미디어 프로듀서는 요약문에 접할 수 없도록 지정하는 식입니다. 심지어 데스크가 제목을 변경하는 동안에도 기자는 기사 내용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동시 작업 범위와 권한을 상황에 맞게 얼마든지 설정하고 변경할 수 있습니다.

    Scoop의 Real-Time Collaboration 기능
    Scoop의 Real-Time Collaboration 기능
  • 자동 태깅 기능
    자동 태깅 기능은 아직 완성된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개발 중인 데모 영상을 보면 정말 혁신적입니다. 자신이 작성하는 기사에 가능한 구체적으로 태깅을 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기자들이 인식은 하겠지만 실제로 기사를 작성하다보면 이는 귀찮은 일일 것입니다. 그런데 자동으로 관련 태그를 추천해주고 이를 선택하면 바로 기사에 태그를 달 수 있게 해주는 시스템입니다.

(2) 아웃사이드 뷰

앞서 기사를 작성하는 내부 시스템에서 중요한 요소를 다루었다면 이번에는 일반 독자가 접하는 기사를 보여주는 화면에서 중요한 요소를 살펴보자겠습니다. 조금 이상한 얘기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아웃사이드 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해진 뷰를 갖지 않는 것입니다. 종이신문에서 레이아웃이란 정해진 사이즈 내에서 기사를 어떠한 사이즈로 배치하느냐였다면 디지털 시대에서는 서로 다른 기기를 갖고 있는 각 사용자의 스크린 사이즈에 맞추어 다른 화면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기에는 단순히 뷰를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만 있는 것이 아니고 내용적으로도 각 사용자에 맞게 맞춤 화면을 제공해주는 고민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시대의 신문 레이아웃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정해진 1면 지면이 없다는 겁니다.

각 사용자에게 어떻게 기사를 보여줄 것인가는 더 이상 에디터가 가져가야 할 영역이 아닙니다. 에디터는 각 언론사가 가지는 정체성을 바탕으로 전체 신문의 방향을 기획하고 작성된 기사들 중 무엇을 노출시킬 것인가에 대한 선택권 까지는 여전히 가져가겠지만, 실제로 각각의 독자에게 제공되는 화면은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처리해주는 영역이 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개념에 근접하여 국내에서도 혁신을 시도한 사례가 파이낸셜 뉴스입니다. 파이낸셜 뉴스가 개발한 CMS, ‘Nice-FN’에는 1면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미리 정의된 템플릿에 따라 각 상황에 따라 다른 화면을 독자에게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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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하게 바뀌는 Nice-FN의 프론트 페이지

4. 어떠한  CMS를 쓸 것인가?

그러면 각 언론사는 어떠한 CMS를 사용하여야 할까요? 현재까지 나와있는 CMS중 가장 우수하다고 정평이 나있는 것은 복스미디어코러스입니다. 이러한 좋은 CMS를 구매하여 사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만 가장 좋은 것은 역시 직접 개발하는 것입니다. 이는 CMS가 단순한 도구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CMS는 사람으로 비유하면 심장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기사를 작성해서 독자에게 보여주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해당 언론사만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핵심 기술의 집약체입니다. 공통적으로 각 언론사가 사용하는 부분들은 있겠지만 각 언론사마다 다른 문화와 기사 작성 스타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추어 개발하는 것이 맞습니다. 또한 CMS는 한 번 만들고 끝인 시스템이 아니라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해나가야 합니다. 기자들이 기사를 작성하는 환경도 바뀔 것이고 독자가 기사를 접하는 환경도 계속 바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많은 언론사들이 자체 개발팀을 꾸려서 직접 개발에 나서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직접 개발할 때 가지는 애로사항은 역시 크나큰 부담일 것입니다. 처음부터 모든 것을 개발하는게 부담스럽다면 이미 오픈소스로 공개한 CMS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이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현재까지 나와 있는 오픈소스들에는 아래와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Newscoop 언론사 CMS 오픈소스 프로젝트 : https://www.sourcefabric.org/en/newscoop/

가디언지의 오픈소스 :
http://guardian.github.io/scribe/
https://github.com/guardian/scribe

뉴욕타임스의 오픈소스 :

https://github.com/NYTimes/ice

WFMU의 오픈소스 :  (라디오 방송사인데 자사의 CMS를 오픈소스로 제공)

http://www.wfmu.org/

그러나 돈과 인력의 문제 때문에 CMS를 개발하기도 어렵고 유료 CMS를 사기도 어렵다면 무료 CMS들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무료 CMS들은 딱히 언론사에 특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커스터마이징 작업은 필요합니다. (즉, 커스터마이징하고 그렇게 커스터마이징된 프로그램을 업데이트하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사람은 내부에 있어야 합니다.)

현재 언론사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무료 CMS로는 워드프레스가 있습니다. 해외 언론 중에서는 월스트리트 저널 한국어판이 워드프레스를 사용하고 있고 국내 언론 중에서는 블로터닷냇, 딴지일보, 레디앙 등이 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 한계는 명확하게 존재합니다. 특히 앞서 중요한 요소라고 얘기드렸던 구조화된 기사 작성은 사실상 포기해야 합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경우는 해당 부분을 미국 본사에서 추가 개발하여 워드프레스 엔진에 이를 임베디드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5. 끝으로

언론사가 앞으로 선택할 수 있는 길은 두 가지입니다. 스스로 플랫폼이 되거나 아니면 Facebook이나 네이버 같은 플랫폼에 콘텐츠 제공자의 역할을 부여받고 종속되는 겁니다. 후자는 특별한 노력이 없어도 그렇게 될 것이며 언론사의 힘이 결국 영향력에서 나온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비관적인 미래입니다. 결국 언론사가 주체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유일한 선택지는 스스로 플랫폼이 되는 것 뿐입니다. 그리고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 첫 번째로 갖추어야 할 것은 플랫폼으로서 동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CMS는 이러한 시스템의 심장에 해당합니다. CMS를 우선 구축하고 그 다음 그 CMS를 바탕으로 그 위에 언론사가 원하는 추가적인 기능을 구현해나가야 합니다. 스노우풀 같은 기사는 하루 아침에 나오지 않습니다.

닛케이는 왜 파이넨셜타임즈를 인수했을까?

지난 주 언론사들 사이에서 가장 핫한 이슈를 뽑으라면 닛케이(http://www.nikkei.com/, 일본경제신문)가 파이넨셜타임즈(http://www.ft.com/)를 인수한 사건일 것이다. (관련기사: Financial Times sold to Japanese media group Nikkei for £844m – The guardian)

파이넨셜타임즈는 영국의 자존심으로 꼽히는 매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언론사가 일본 기업에 넘어간 것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충격을 안겨주었다.

이번 인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닛케이가 추진하는 글로벌, 디지털 전략의 일환으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본 글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화제가 된 파이넨셜타임즈의 디지털 전략과 유료화 모델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언론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파이넨셜타임즈는 어떤 회사?

그러면 도대체 파이넨셜타임즈는 어떤 회사이기에 닛케이가 인수한 것일까?

파이넨셜타임즈는 1888년 제임스 세리던(James Sheridan)과 그의 형제가 창간한 영국의 전문 경제지이다. 영국, 미국, 유럽대륙, 아시아에 각각 현지 영문판이 있다.

파이넨셜타임즈에 주목할 점은 디지털화, 유료화에 성공한 모델로 손꼽히는 언론사라는 점이다. 현재 파이넨셜타임즈의 유료독자 중 70%가 온라인 구독자이다. 더군다나 자사 사이트인 Ft.com을 통한 유료 구독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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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파이넨셜타임즈의 구독자수와 매출   출처:WSJ]

파이넨셜타임즈는 디지털로 전환하는데 있어 먼저 데이터 분석을 시행하였다. 우선 자사의 독자들이 어떠한 사람인지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 첫 번째로 한 달에 8건 이상의 콘텐츠를 열람하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는 로그인을 의무화 하였다. 이렇게 로그인을 유도함으로써 파이넨셜타임즈는 로그인한-동시에 충성 고객이기도 한- 독자들의 구독, 접근 양식에 관한 풍부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렇게 수집된 데이터는 그들의 고객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줬다. 예를 들어 그들은 언제 파이넨셜타임즈를 읽는가? 와 같은 접근 시간대에 관한 것이 그것이다. 데이터 분석을 총괄한 고드는 9시 이전 출근시간대에 가장 독자들이 활발하게 접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결국 이러한 분석 데이터는 향후 ‘퍼스트 파이낸셜 타임즈(First Financial Times)’라는 메일 서비스-메일로 매일 아침 6시. 그날의 주요 뉴스를 선별해서 보내주는 것-로 이어져 독자들의 높은 호응을 얻게 된다. 또한 금요일 정오를 기점으로 문화, 예술 관련 콘텐츠 구독수가 늘어난다는 데이터는 Ft.com의 주말판 개설로 이어지게 된다. Ft.com은 경제신문사이지만 주말판에는 문화, 예술 섹션을 다루고 있으며 이 또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파이넨셜타임즈의 편집장 Lionel Barber가 동료들에게 보낸 전체 메일 내용은 파이넨셜타임즈의 성공이 전사적으로 직원들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대의 흐름과 변화를 깨닫고 있기에 가능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아래는 전체 메일 중 내용의 일부이다. (출처 : The Guardian, Lionel Barber’s email to FT staff outlining digital-first strategy)

동료 여러분,
이제 저는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FT 를 새롭게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계획을 자세하게 설명하고자 합니다.

FT 의 브랜드인 정확하고 권위있는 저널리즘은 우리가 디지털과 인쇄 모두에서 독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때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지난 9월 실리콘 밸리를 방문했을 때, 저는 변화의 속도를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경쟁자들은 집합 (aggregation), 개인화 (personalisation), 그리고 소셜미디어 등의 기술을 통해서, 뉴스 비즈니스를 혁명적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바일은 이제 FT 의 디지털 트래픽의 25% 를 차지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가만히 있는 것은 무모한 짓입니다.

우리는 우수한 저널리즘에 요구되는 과정은 지켜야 합니다. 여러가지 출처에 기반한 심층적이며 독창적인 보도와 특종을 위해 날카로운 시각을 갖는 것 말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인터넷이 새로운 매출원 및 플랫폼으로서 더 널리 정보를 전달하고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만 합니다. 이제 우리는 뉴스 비즈니스에서 네트워크 비즈니스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물론 변화는 고통스럽습니다. 따라서 저는 깊은 심사숙고와 자문을 받은 끝에 다음의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올바르며 공정하고 솔직한 대화를 하기 위하여, 우리는 이제 NSJ 및 스태프와 FT 의 미래와 아래 제안들에 대한 협의를 시작할 계획입니다.
우선 몇가지 사항을 분명히 하고자 합니다. 저는 더 선별적이고, 더 적절한 고급 컨텐츠를 생산하도록 커미셔닝(commissioning)을 더 엄선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저는 종이신문을 더 단순하게 만드는 정책을 실행하고자 합니다. 이것은 일의 분량을 가볍게 하고 인쇄하는데 쓰이는 자원을 줄이게 할 것입니다. 제안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판(Edition)에 관계없이 공통광고로 갑니다. – 판마다 불필요한 수정 및 교정을 줄일 것입니다.
2. 국제(International)판도 첫 페이지, 두번째 페이지를 포함해서 보다 공통적으로 갑니다.
3. 영국판과 국제판은 첫 페이지, 국제면을 포함해서 기사 배치 순서도 가능한한 공통적으로 갑니다.
4. 미국 2판을 위한 수정 횟수에 제한을 둡니다.
5. 영국 3판은 서서히 줄입니다.
6. 신문 배달시간을 훨씬 더 엄격하게 관리합니다.
7. 문어발식 커미셔닝을 종료하고, 커미셔닝 창구를 줄입니다. 마찬가지로 뉴스 편집자들은 기사 우선순위를 명료하게 파악해야만 합니다.
8. 페이지 구성을 더 철저히 통제할 것입니다. 우리는 디지털 플랫폼을 최우선으로, 종이신문을 그 다음으로 합니다. 이것은 FT 의 커다란 문화적 변화(big cultural shift)이며 구조적인 변화를 통해서만 달성가능할 것입니다.

통합 뉴스 데스크(unified news desks)체제로서, 우리는 지면 편집자(page editor) 가 아니라 컨텐츠 편집자(contents editor)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컨텐츠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어떤 플랫폼에서 – 전통적인 신문, 블로그, 비디오, 소셜미디어 등 – 소개를 할 것인지 다시 생각해 봐야만 합니다.

(중략)

마지막으로, 우리는 2013년에 “Fast FT” 와 새로운 주말판 FT 앱을 출시하면서 새로운 온라인 상품/서비스를 시작할 것입니다. 이것은 인쇄판을 넘어서서 더 다이나믹하고 인터랙티브한 FT 저널리즘이 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더 깊이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입니다. 독자들과 더 깊이 대화하고 구독자 수를 늘리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 필수적입니다.

파이넨셜타임즈의 디지털 전략은 크게 아래 4가지로 분류된다.

아래 4가지는 DIGIDAY에 실렸던 ‘Inside The Financial Times’ digital strategy‘ 기사 내용을 보고 간단하게 정리한 것이다.

“우리의 철학은 독자들이 어디를 가든 그들을 따라 가는 것이다.”
– Rob Grimshaw, Managing director of FT

1. 구독 모델 (Subscrip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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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2 파이넨셜타임즈의 구독회원 구분. 출처:DIGIDAY]

파이넨셜타임즈는 그들의 웹사이트에 방문하는 독자들의 유형을 분석하여 총 4가지로 분류하여 회원제 모델을 만들었다. ft.com을 방문하는 고객은 자신의 흥미와 경제 수준에 맞는 적절한 구독 모델을 선택해서 가입할 수 있다.

2. 맞춤 광고 (Targeted advertising)

파이넨셜타임즈는 사내 개발팀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통해 데이터분석에 기반한 맞춤광고를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이는 광고의 효용성에 대해서 고민하는 광고주와 자신이 관심 없는 내용의 광고가 뜨는 것에 따른 독자들의 광고에게 모두 효과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전략이다.

3. 소셜미디어 채널을 만들고 장벽을 철폐한 것 (Making social media and the paywall work together)

이는 현재 프리미엄 조선에서도 적용되어 있는 기술인데, 유료 기사이지만 이를 SNS에 공유하여 링크를 걸면 그 기사는 무료로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 기사를 보고 그 기사에서 다른 기사를 클릭하면 유료회원으로 구독을 해야만 한다.) 실제로 Ft.com은 이러한 소셜미디어의 연결 링크를 통해 165%의 추가 구독자를 확보했다고 한다.

이 밖에도 파이넨셜타임즈는 SNS계정을 적극적으로 확용하고 있는데 트위터, 페이스북, 링크드인에 많은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4. 모바일로 전환 (Going mobi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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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3 파이넨셜타임즈의 모바일 웹사이트(좌)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우) 모습.출처:DIGIDAY]

오늘날 파이넨셜타임즈는 모바일 먼저(Mobile First)라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이는 전체 트래픽의 45%가 모바일 방문자에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해마다 데스크탑 사용자의 방문자수를 모바일 기기 사용자가 가져오고 있다. 모바일에서 유료구독자에게 어떻게 편의를 제공하고 기사를 보여줄 것인가는 파이넨셜타임즈가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파이넨셜타임즈가 이렇게 적극적인 디지털 전략을 펼쳐나갈 수 있는 것은 일찍부터 자체 IT팀을 구성하고 키워나갔기 때문이다. 파이넨셜타임즈는 언론사이지만 CTO(Chief Technical Officer)가 있다. 파이넨셜타임즈는 일찍부터 ‘온-프레스미스’라는 뉴스 제작 플랫폼을 가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AWS(아마존 웹서비스, 아마존에서 운영하는 클라우드 시스템중의 하나)를 적극 활용. IT업계에서도 화제를 모은 바있다. 실제로 이를 통해 사내 서버 관련 유지 비용을 80% 절감하고 웹사이트의 반응속도는 98% 증가시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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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4 John O’Donovan, CTO of Financial Times. 출처: ft.com]

2. 뉴스 유료화의 방향

국내에 뉴스 유료화에 대한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뉴스 유료화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퍼스트’에 대해서도 여러 언론사가 부르짖었다. 이와 관련해서는 미디어오늘의 조수경 기자가 잘 분석한 글이 있다. (기사전문보기: 미디어오늘, 뉴스 유료화? 신뢰도 없고 독자도 없는데 지불장벽만 쳤다)

전문가들은 ‘콘텐츠만 잘 만들면 지불의사가 생긴다’는 환상부터 깨야 한다고 조언했다. 우선, 한국 언론이 ‘독자 없이’ 디지털 혁신과 뉴스 유료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진순 한국경제 기자(건국대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는 “저널리즘 산업은 본질적으로 ‘영향력’ 산업이다. 정치권이나 기업에는 생사여탈권에, 독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삶의 기준이이나 인사이트를 영향력을 줘야 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콘텐츠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하고 이는 언론사의 전통, 히스토리라는 의미에서 만들어진다”고 지적했다. 유료화 실험에서 긍정적인 징후를 발견한 해외 언론사들의 경우, 그 동안 쌓아온 전통이 디지털 플랫폼으로 전이되면서 온라인에서도 영향력을 구축할 수 있었단 얘기다.

– 미디어오늘, 조수경 기자의 뉴스 유료화? 신뢰도 없고 독자도 없는데 지불장벽만 쳤다, 기사 본문 중에서

첫 번째 시급한 것은 신뢰 회복이다. 솔직하게 국내에 신뢰할 수 있는 기사를 써내는 언론사가 몇 개나 되는가? 수시로 소설을 쓰고 사실을 왜곡해서 기사를 내고,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기사로서의 기본 요건도 갖추지 못한 기사들을 이름만 되면 알만한 메이저 언론사들마저 매일 쏟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관행으로 굳어진 언론사들의 우라까이(언론사 은어, 베끼기)도 문제이다.

그러면 언론사가 오랜 고집으로 매체의 신뢰성을 확보했다고 가정하고, 그 다음 유료화를 위해 추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자사가 제공하는 것을 ‘서비스’로서 접근하는 것이다. 즉, ‘뉴스라는 콘텐츠를 제공한다’라는 일차원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각 플랫폼 환경 별로 자신의 회사가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개념을 가지고 어떻게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우리가 타겟팅해야 할 진짜 고객은 누구인지 살펴보아야 한다.

예를 들어 인터넷 웹사이트라고 한다면 일반 사용자가 해당 웹사이트에 들어와서 어떠한 체험을 하고 가게 되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유료화 모델을 만들기 전에 이 분석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들이 어떠한 생활패턴을 가지고 있고 그들이 어떠한 니즈(Needs)가 있으며 그들이 무엇에 돈을 쓸 의향이 있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성공한 모델로 손꼽히는 파이넨셜타임즈와 워싱턴포스트는 모두 이를 선행적으로 시행하였다. ‘누가 자사의 뉴스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으며, 그들은 무엇에 돈을 쓸 수 있는가?’를 분석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그들은 사이트를 회원제로 전환시켰다.

두 언론사 사이트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회원가입/로그인 그리고 구독 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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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5 파이넨셜타임즈 웹사이트 상단(위), 워싱턴포스트 웹사이트 상단(아래)]

두 사이트는 기본적으로 회원제로 이용할 수 있는 사이트이다. 예전의 프레시안 내에 어느 기자분께서 결국 커뮤니티로 가야한다고 얘기한 바 있는데 맞다고 본다. 그렇다고 지면이나 화면 구성을 일반 커뮤니티 사이트처럼 바꿀 필요는 없지만. 회원들이 있고 그 회원들과 소통해가며 함께 운영하는 사이트가 되어야 한다.

두 웹사이트는 로그인 후, 나의 사이트 이용 패턴을 분석하여 그에 따라 맞춤 화면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워싱턴포스트의 클래비스라는 추천 시스템은 내가 과거에 읽었던 기사의 키워드나 문장을 분석하여 내가 관심 있을 만한 관련 기사를 제시해준다. (이는 기본적으로 Amazon.com 에서 제공하던 추천 로직을 뉴스 사이트에 적용한 것이다.) 이 시스템 도입 후, 워싱턴포스트의 순방문자수는 65% 증가하였고 페이지뷰는 96% 증가했다. 이 로직은 그대로 네이티브 광고에도 적용되어 두 언론사는 사용자로 하여금 정말 정보로 느낄 수 있는 광고를 선별하여 제공해주고 있다.

3. 우리나라 언론사가 나아갈 방향

오늘날 디지털 시대에 언론사가 생존하기 위해서 어떤 식으로든 유료화 모델을 찾아내야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디지털 우선’이란, 인터넷 속보를 쏘아주거나, 교류매체에서 본지나 본방 뉴스를 프로모션 하는 정도로 이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디지털 우선이란 ‘종이신문 기자’와 ‘닷컴 기자’의 구분이 사라지고 작성된 기사를 각 플랫폼 환경에 맞추어 제공하는 것. 아니 오히려 종이신문 보다 디지털기기에 먼저 초점을 맞추어 편집이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종이 신문도 수많은 플랫폼 중의 하나로서만 고려되는 것이다.)

그리고 더 근본적으로는 디지털 시대에서 기사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출판이 되고 독자에게 전달되는지를 일선 기자부터 편집국에 있는 이들이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이러한 CMS(Content Management System)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기자들이 수두룩하다. 이는 마치 화가가 그림을 그리는데 캔버스의 특성이 어떠한지 자신이 사용하는 물감이나 붓의 특성이 어떠한지 파악도 못한 상태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과 같다. 고객은 단순히 기사를 텍스트로서만 읽는 것이 아니다. 각자가 가지고 있는 플랫폼 내에서 하나의 구성요소로서 이를 수용하게 된다.

뉴스 내용을 제작하는 전문가만큼이나 인터페이스와 서비스 전문가가 중요하고 그 보다 더 데이터를 다루는 전문가가 중요하다. 좋은 기사를 쓰는 것은 기본이고 그 기사가 사용자에게 전달되고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