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프레시안 인터뷰 – 김봉규 기획팀장, 장보화 디자이너

협동조합 전환 초기, 김봉규 조합원이 커뮤니티에 아래 글을 올렸습니다.

IT전문가 조합원님들께 제안합니다

협동조합 실무팀에서 일하고 있는 김봉규입니다. 당분간 커뮤니티 관리도 맡을 예정인데요, 이 글은 조합원 자격에서 쓰는 것이니만큼 편하게 쓰겠습니다.

쿨하게 시작하겠습니다. IT 업계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프레시안 홈페이지가 그리 아름답지 않다는 점 잘 알고 계실겁니다. 뉴욕타임스나 파이낸셜 타임스처럼 쌔끈한 유료화 지면을 갖추지도 못했습니다. 작년 초였나요, 파이낸셜타임스가 애플의 30% 수수료 정책에 반발해서 ‘앱스토어에서 나갈래!’하고 HTML5로 거의 똑같은 기능을 구현한 모바일 앱을 런칭했을 때, 꽤나 부러웠습니다.

각설하고, 커뮤니티 오픈 준비를 하고 있을 무렵 한 조합원님으로부터 편지를 받았습니다. IT 관련 박사과정을 밟고 계신 분이라고 소개한 조합원께서는 프레시안 조합원으로 참여한 IT업계 종사자들과 함께 프로젝트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하셨습니다. 구체적인 내용과 제안에 대해서는 조합원님께서 커뮤니티 오픈 이후 직접 글을 올려주십사 부탁을 드렸습니다. 이 글은 그 글을 끌어내기 위한 군불 지피기입니다 ㅎㅎㅎ.

저는 코딩의 코자도 모르는 문과생인데요, 조합원님의 제안이 꽤 매력적으로 들렸습니다. 프레시안이 IT 종사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매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조합원님들 만나서 정말 그런지도 묻고 싶고, 협동조합 내에서 IT 전문가 조합원님들끼리 모여서 협동조합 앱이나 모바일 페이지를 만들어보는 프로젝트를 해보면 재밌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현실적으로 현재 프레시안의 콘텐츠와 관련된 DB나 회원정보를 오픈할 수는 없기에, 조합원들끼리 재밌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만들어보는 거죠.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게시판에서 많은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바라겠습니다.

(…아 다른 기자들은 재밌는 글 쓰고 있는 거 같은데 혼자 진지한 궁서체라 좀 민망하네요….)

이 글에 호응한 조합원이 모여 현재까지 열린 프레시안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이어오고 있습니다. 조합원 뿐 아니라 비조합원까지 참여하는 모임으로 기자, 편집자, 독자의 요구 사항과 구현 기술, 저널리즘의 미래, 협동조합과 IT 기술 등 다양한 논의와 실험이 이루어졌습니다.

오랜 준비 끝에 2015년 초 하나 둘 결과물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월 설 직후 모바일 웹사이트 개편이 있었고, 4월 대대적인 웹사이트 개편이 진행되었습니다. 코딩의 ‘코’자도 모른다던 김봉규 조합원은 이제 기사 스킨 정도는 혼자 만들곤 한다고 합니다. 지난 4월 13일에는 광고를 없앤 세월호 특별 페이지 서비스를 시작하였습니다.

이번 웹사이트 리디자인 작업의 실무를 담당한 김봉규 기자, 장보화 디자이너 두 분과 온라인 인터뷰를 진행하였습니다. 개편에 담긴 뒷이야기, 그리고 프레시안 사이트의 비전에 대해 다른 조합원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싶습니다. 프레시안 협동조합의 컴퓨팅 기술에 관한 의견을 openpressian 골뱅이 쥐메일로 보내주세요.

메인 사이트 개편

남태우: 개인적으로는 이번 홈페이지 개편을 통해 제목 부분이 눈에 확 들어오고, 사진이 더 커지고 단순해져서 좋았습니다. 이번 홈페이지 개편은 어떤 것에 중점을 두었나요?

장보화: 입사했을 때 프레시안 메인 페이지는 기사들이 산개되어 흩어져 있는 편이었는데, 그렇게 흩어진 기사들이 왜 분리되어 있는지, 그 기준은 무엇인지 알기가 힘들었어요. 기획팀과 편집국이 협의하면서 기사를 어떻게 묶을지, 오늘의 주요기사를 독자들에게 어떻게 보이면 좋겠는지 논의했고, 이를 바탕으로 여러가지 시안을 만들었어요.

김봉규: 페이지 개편을 할 때 디자인과 콘텐츠를 배열하는 방식 협의도 중요하지만, 실제 개편이 되고 난 이후에 조판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지도 중요했습니다. 큰 언론사와 달리 전문 편집인력이 부족한 프레시안이지만 또 속보를 죽죽 밀어내는 매체도 아니잖아요. 때문에 디자인을 테스트 페이지로 구현한 이후에도 조판 운영 등과 관련해 많은 변화를 줘야 했습니다.

남태우: 프레시안은 올해 1월에 웹 디자이너를 채용했습니다. 협동조합 전환 이후 첫 채용이기도 합니다. 장보화 디자이너님께선 처음 프레시안 홈페이지를 접했을때 어떤 느낌이 들었나요? 김봉규 기자님께선 웹 디자이너를 채용하고 난 뒤 가장 큰 변화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었나요?

장보화: 오래된 느낌이었어요. 전반적인 페이지 구성이나 색감 쪽에서요. 어르신들이 많이 보는 사이트?

김봉규: 디자이너 채용이 시급한 이유는 두 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앞서 말한 대로 색감의 문제. 무슨 색이 예쁠까가 문제가 아니라, 세부적인 디자인 요소들을 상시적으로 관리할 인력이 필요했습니다. 두 번째는 코딩 인력이었고요. 다양한 브라우저, 모바일 환경에서 기사가 제대로 보일 수 있도록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기존의 기사 스킨 소스를 조금씩 고쳐가며 관리를 했었죠.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도 힘들고,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는 데도 오래 걸렸습니다. 전문인력을 채용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줄이고 작업에 속도를 더할 수 있었습니다.

김형규: 홈페이지 개편 업무 프로세스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김봉규 기자님, 올해 입사하신 디자이너님, 외부 업체의 프론트앤드 개발자님 이렇게 세 분이 협업해서 작업했다고 들었습니다. 세 분이 어떻게 업무를 분담하고 협업했는지 궁금합니다.

김봉규: 흔히 접하는 홈페이지 제작 서비스와 비슷합니다. 개발자가 테스트 페이지를 만들어 기존 사이트와 동일 환경을 구축하고, 사전에 디자이너가 전달한 시안에 따라 비계를 형성해놓습니다. 레이아웃마다 등록할 수 있는 스킨이 DB로 등록되어 있고, 조판기에서 스킨을 열어서 HTML과 CSS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가 코드를 주면 제가 기본적인 정보를 넣어서 화면에 출력시켰습니다. 기사에서 뽑아내는 정보가 보통 제목, 부제목, 바이라인 등 유사하기 때문에 개발을 모르는 저도 몇개의 변수를 암기해서 흉내를 낸 것이죠ㅎㅎ. 그리고 스킨 내 별도 제어가 필요한 부분은 공용플랫폼을 관리하는 공공사업팀 개발자에게 요청을 넣었습니다. 마우스 커서가 위치했을 때 달라지는 부분이라던지, 오픈그래프를 이용한 SNS 공유 기능을 넣는다던지 하는 부분이요.

남태우: 이번 개편을 단행하면서 가장 큰 어려운 점은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이번 홈페이지 개편을 통해 변화된 페이지에 대해선 프레시안 내부의 목소린 어땠나요?

장보화: 시안대로 개편이 이루어져서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김봉규: 개편하면서 조판 방식이 변했기 때문에 외부 포털 등에 기사를 송출하는 방식, 동일한 조판이 들어가는 다른 페이지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챙기는 게 많이 신경쓰였습니다. 그 밖에는 크게 어려운 게 없었는데요, 잘 해서라기 보다는 처음부터 우리가 현재 할 수 있는 것,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을 솔직하게 인정하고 계획을 잡아서였다고 생각합니다.

뭔가 변화한다는 것은 언제나 해당 업무에 종사하는 구성원들에게도 변화를 강요하기 마련이기에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번 개편에서는 기존의 기사 작성 방식에는 변화를 주지 않았고, 주로 조판을 하는 데스크들만 괴롭혔습니다;;; 주위에서는 시원해져서 좋다는 반응이 있었던 기억이네요.

우리나라 인터넷 매체가 지면 개편을 할 때 페이지뷰(PV)를 의식하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일 겁니다. 개편으로 PV가 실제로 오르는지 여부를 떠나서요. 하지만 매체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이번 메인 개편에서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봤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지난 조합 소식지 글을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세월호 특별 페이지, 반응형 디자인

김형규: 세월호 특별 페이지는 어떻게 만들게 되셨나요?

김봉규: 사실 세월호 페이지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광고 없는 기사를 한 번 묶어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가도 읽을만한 ‘에버그린 콘텐츠’를 가지고 작업을 해볼 생각이었고, 그래서 처음엔 프레시안의 인터뷰 기사를 모아볼까 했습니다. 반응형 디자인을 시도해본 이유는, 한 조합원께서 메인 페이지 작업하시는 거 보더니 “담에 반응형 페이지만 하면 되겠네요”라고 해서 ㅎㅎㅎ. 프레시안이 항상 올드한 이미지인데, 그래도 트렌드를 아예 무시하고 간다는 인상은 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인터뷰 기사에서 세월호로 전환이 된 이유는… 애초 2월 달부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세월호 1주년이 있는 4월까지 밀려버려서… 인터뷰 페이지는 그래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프레시안 특유의 긴 콘텐츠 중에 대표적인 게 인터뷰인데, 어떻게 가독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궁금하거든요.

김형규: 2030 단체 대화방에서도 얘기가 나왔는데, 역시 Internet Explorer 9 이하 버전을 지원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김봉규: 네, 사실 막판에 개발사에 의뢰를 해보긴 했어요. 이거 버전별로 다 맞춰줄 수 있냐고, 아마도 IE 버전을 구분해서 각각의 CSS를 적용하도록 프로그래밍하면 반응형은 아니고 어찌어찌 맞출 수 있었을 텐데요. 일단 시간이 없었고ㅠㅜ… 이번 런칭에서 IE 하위버전을 생각하지 말자, 라고 결정했던 다른 이유는 이 페이지 대부분 모바일로 소화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음부터 모바일을 겨냥하고 만든 페이지이기도 했고요. 사실 저도 9까지는 어떻게든 맞춰보고 싶었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내부 통계를 보면 프레시안 웹 지면 접속자 94%가 윈도고, 그 중에 IE9까지만 지원하는 비스타가 1.32%, MS에서 업데이트 서비스를 중단한 XP가 12.87% 입니다. 무시할 수 없는 숫자이기 때문에 다음 번 광없페 캠페인에서는 구 브라우저 문제는 어떻게든 해결하겠습니다.

김형규: 반응형은 디자인은 기술적인 이슈가 많아서 힘든데요.

장보화: 전… 구버전에 못맞춘게 좀 아쉬울뿐.. 뭐.. 제작할 땐 봉규선배가 잘 정리해줘서 고생을 좀 덜었지요… ㅋ

김형규: 올해 2월 말, 모바일 웹사이트 개편이 있었고요. 지난 4월 1일 메인 페이지 개편을 하였습니다. 올해 디자이너님도 오시고 했지만 너무 달려오신 것 같습니다.

김봉규: 제 입장에서는 2013년 6월 협동조합 전환을 선언하면서 했어야 하는 걸 2년 뒤에 하는 거라고 생각해서… 그래서 마음이 급했나 봅니다.

웹접근성, 보안, 품질관리, 생산성

김형규: 장애에 구애되지 않고 프레시안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어야하는데요. 웹 접근성 개선을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시나요?

김봉규: 조합 초기 시각장애인 독자께서 “이미지에 ALT 구문을 넣지 않아서 페이지를 읽어주는 프로그램으로도 프레시안을 보기 힘들다”라는 말씀을 해주신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개편할 때도 ALT, TITLE 등의 속성을 되도록 세세하게 지정해 보조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고자 했고, 지면의 한계로 제목 등이 잘렸을 때에도 정보를 표시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썼습니다만, 아직 갈 길이 멀죠. 혹시 이 인터뷰를 읽고 계신 분들 중 제안이나 도움을 주실 분이 있다면 조합으로 꼭 연락 부탁드립니다.

김형규: 현재 로그인 페이지에서만 SSL을 사용합니다. 심지어 TLS 1.0 인데요. 로그인 정보 외에는 SSL을 적용하지 않습니다. 최신 보안 기술 적용 등 안전한 웹사이트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알려주세요.

김봉규: 현재 프레시안의 사이트는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운영하는 공용플랫폼에서 구동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서버와 서버 보안에 대한 사항은 언론재단에서 판단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SSL의 경우 공용플랫폼에 입주한 언론사 중 프레시안만 유일하게 별도로 라이선스를 구매해 설치한 것입니다.

앞으로 회원별 개인화 서비스를 강화해갈수록 보안에 대한 중요성도 커질 텐데요, 반대로 보안만 강조하다보면 속도 이슈 등 기본적인 사안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보안 자체가 많은 비용과 시간이 투자되는 사업이기도 하고요. 앞으로도 넘을 산이 많습니다.

김형규: 품질 관리 및 이슈 관리는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앞으로 독자(사용자)는 어떻게 버그 리포팅을 하면 될까요?

김봉규: 의견을 수집할 수 있는 통로가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전화, 이메일, 게시판 등 많은 부분이 공개되어 있으니까요. 문제는 피드백, 혹은 의견이 사이트에 반영되는 결과일 것입니다. CMS 내의 기본 기능을 이용할지, 보다 전문화된 외부 툴을 도입할지 고민 중입니다. 버그나 다른 문의 등이 독자로부터만 오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기사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쓰는 사람은 그 글을 쓴 기자죠. 내부 의견 수집 및 피드백 역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입니다.

김형규: (디자이너께 질문) 앞으로 편집국과 독자의 다양한 요구를 수렴해야할텐데요. 디자이너 입장에서 현재 CMS의 어떤 부분이 개선되어야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까요?

장보화: 공용플랫폼의 한계는 분명히 있는 것으로 보이고요, 프론트앤드 쪽에 보다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어야겠죠.

클릭 광고

남태우: 협동조합 자유 게시판에서 광고에 대한 글을 보고, 조합 모임에 가서도 광고에 대한 많은 의견을 들었습니다. 여러 조합원께서 간단히 말하면 광고를 없애 달라고 성토(?)하십니다. 기사와 상관없는 광고 때문에 기사를 보는데 방해 받기도 하고, 선정적인 광고로 눈살을 찌푸리기도 합니다.

김봉규: 사실 핵심은 모바일에서 첫 문단에 노출되는 광고인 것 같습니다. 2월20일에 론칭됐어요. 개편 1주일 전이었고요. 그 광고 스크립트 적용하자마자 그런 반응을 예상했습니다.

김형규: 내부에서 반응을 예상하면서 광고를 넣기로 결정한 셈인데요. 좀 더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물론 조합원과 후원회원은 로그인을 하면 광고 없는 페이지를 볼 수 있는데요. 로그인에 대한 사용자 경험 개선이 필요해보입니다. 최근 많은 웹서비스에서 아이디와 암호를 입력하는 로그인을 최소화하는 추세인데요. 개인 정보 화면에서 전체 세션 정보를 관리하기도 하고요.

김봉규: 광고가 기사를 가리느냐, 안 가리느냐에 대한 문제는 내부에서도 언제나 갈등의 소지가 있죠. 제가 입사한 이래로 언제나 그랬고요. 기자의 자존심 이런 문제를 떠나서 독자 입장에서 가독성이 방해되면 아무리 좋은 기사라도 보기가 싫어질 수 있고요. 이런 불만에 대해 광고 없는 페이지만 대안으로 제시하는 게 정답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독자, 조합원의 메시지는 이렇게 정리가 됩니다. (광고를 걸지 말라는 게 아니라) “광고 걸 수밖에 없는 사정 다 안다. 그런데 꼭 그렇게까지 걸어야 되겠냐?” 솔직히 이렇게밖에 대답을 못합니다. “네, 그렇게까지 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다른 문제제기도 있을 수 있겠죠 “왜 프레시안은 다른 사업영역을 개척해서 광고를 지울 생각을 하지 못하냐?”, “왜 로그인을 불편하게 만들어서 광없페도 불편하게 만드느냐?” 전자의 의견은 당장의 현실에 영향을 많이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답도 정해져 있다고 봅니다. 광고 수익이 더 편해서 다른 사업영역을 개척하지 못하는 게 아니니까요.

후자의 경우에도 답은 단순합니다. 개발력이 부족합니다. 저희는 내부에서 기사를 어떻게 묶을지, 어떻게 뿌릴지를 고민합니다. 그걸 표현하는 부분에서 부족하니 웹디자이너를 채용했죠. 그런데 그 밖의 문제. 즉 DB 관리, 캐시를 어떻게 유지하느냐에 대한 문제 이런 부분에 있어서 지식을 차곡차곡 쌓아온 상태가 아니니 외주 개발사에 정확하게 미션을 전달하기가 힘들고, 개발사 입장에서도 정확하게 어떤 효과를 주어야 하는지 알아듣기 힘드니 작업이 지연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저는 제 디바이스에서 OS를 막론하고 로그인에 불편을 겪어본적이 없습니다. 네이버 같은 다른 서비스도 마찬가지고요. 하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이 있죠. 그런 경험을 폭 넓게 해서 개발지식을 토대로 로그인 유지기간, 로그인 정보를 브라우저 내에 저장하는 것, 그러면서도 보안을 챙기는 것 이런 종합적인 사고를 할 인력이 없는 것이죠.

김형규: 아까 말씀하신 다른 사업에 대한 것요. 언론사이면서 경향처럼 웨딩 박람회를 한다거나, 프레시안은 텔레마케팅(TM)도 안 돌리죠.

김봉규: 제가 정확하게 모르는 사안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수는 없겠지만 프레시안 나름의 별도 사업에 대한 시도를 안 해본것은 아닙니다. 지난 대의원 총회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내부적으로 별도 예산을 편성해서 신사업을 벌릴 여력은 없고요. 그렇다고 외부 자본을 무턱대로 끌어들여서 리스크를 지고 사업을 벌이기도 힘듭니다. 그래서 그 한계 내에서 움직였던 시도들은 큰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TM의 경우에는, 사실 조금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될 텐데요. 진보매체들도 텔레마케팅을 돌리죠. 그런데 그건 TM을 통해 판매하는 상품이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기존에 정보를 가지고 있고, 받는 사람이 ‘구독할게요’라고 하면 성공이니까요.

프레시안이 TM을 돌린다면 조합원, 후원회원 가입이 되겠는데요 TM으로 전화가입을 하기에는 조합원 정보를 받는 게 너무 복잡하죠. 기본적으로 CMS 후원이잖아요. 전화로 그런 금융정보를 미주알고주알 얘기할 사람들이 요새 얼마나 있을까 싶습니다.

김형규: 프레시안 수익은 크게 포털 기사 제공, 클릭 광고, 협찬 광고, 조합원+후원회원 이렇게 나눌 수 있잖아요. 별도 사업을 리스크를 크게 떠안고 가는 것도 힘든 부분이 있고요. 마케팅 측면에서도 후원회원이나 조합원 모집을 하기는 쉽지 않고요. 광고 수입은 계속 하락하는 추세인가요?

김봉규: 협동조합 전환 직후보다 늘었습니다. 광고 자체가 많아지기도 했고요. 광고 상품의 ‘효율화’를 했기 때문입니다. 바꿔말하면 기사 본문을 가리는 것이죠. 일부 기사의 경우에는 템플릿을 분리해서 더 하드코어한 광고도 싣습니다. 언더팝 광고(기사창 뒤로 감춰진 팝업 광고가 노출)도 있고요. 방문자 통계를 바탕으로 작동하는 광고도 있고요. 그게 장기적인 대안이어서 한 건 아니고요. 당장 이번달 월급을 메꾸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다고 봅니다.

김형규: 역시 이번에 광없페 스페셜 페이지를 시작하신 것도 광고를 늘려가는 것과 관계가 있을까요?

김봉규: 광고를 늘리기 위해서 광없페 캠페인을 하는건 도의적으로 아닌 것 같고ㅎㅎㅎ… 이제는 광고를 늘리는 게 아니라 PV를 늘려서 수익을 올려야 할 때고요. 광없페 캠페인은 몇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로그인하면 광고가 없다. 이런 정책 운용하는 언론사가 몇 군데 없습니다. 여전히 유효한 제안이라고 생각하고요. 다른 하나는 상시적으로 프레시안의 비전을 보여주는 것. 지금은 이렇게 힘들지만, 광고보다는 다른 도움을 받아 좋은 언론 만들겠다는 청사진. 그리고 미래의 조합원, 후원회원을 향한 프로모션의 성격도 있겠죠.

어떤 분들은 프레시안이 너무 읍소를 안하는 게 아니냐, 라고도 합니다. 사정이 그렇게 힘들면 (광없페가 문제가 아니라) 조합원 되어달라고 여기저기 알리고 다니고 좀 더 불쌍하게 보여야 하는 게 아니냐고요. 점잖뺀다는 거죠. 전문 홍보전문가가 아니라 기자들이 기사 쓰다가 갑자기 협동조합하려고 하니 버벅거리는 차원에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기자라는 직업군에 있는 사람들이 ‘가오’ 빼면 또 못 살고 뭐…;;;;;

김형규: 휴… 이 부분은 더 할 얘기는 많은데요;; 더 했다가는 (시간이)…

김봉규: 광고가 중요한 문제인 것은 알고 있습니다. 독자, 조합원에게 가장 밀접하게 다가오는 프레시안의 인상이니까요. 하지만 그 이면에는 당장의 살림살이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꼭 그렇게까지 광고를 걸어야겠냐”라고 하시는 분들께, 정말 한계상황에 왔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답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진보언론은 이렇게까지 안하지 않냐”라는 말씀도 하십니다. 다른 진보언론은 아마 이 정도 상황까지 못 겪었을 것입니다. “진보언론은 원래 배고픈 것 아닌가요?”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죠. 진보언론도 배불러야 더 기사 잘 씁니다.

볼멘소리 하나만 더 할게요. 다른 진보언론들이 힘든 시절에 ‘사람’을 정리해서 위기를 극복했는데, 프레시안은 임금 동결 이상으로 나간 적은 없습니다. 검색어 기사, 질 낮은 기사 쏟아내서 PV를 건지려고 하지도 않았죠. 더 중요한 가치를 지키려다보니, 광고에 있어서 불편을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조합원 여러분들이 조금만 너그러이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포털 사이트와 SNS

남태우: 최근엔 프레시안 내의 스포츠 지면을 더 활성화 시키셨는데요. 어떤 효과가 나타나고 있나요? 저 같이 야구 좋아하는 사람들은 반가운 지면이거든요. 최근 네이버 스포츠 야구지면을 보니깐 현재 프레시안에서 야구 글을 쓰고 계시는 배지헌님의 칼럼이 나오더라구요. 저는 스포츠 기사를 네이버를 통해 보는 편인데 이곳에서 처음 프레시안 기사를 발견해서 좋았어요.

김봉규: 프레시안에서 잘 찾기 힘든 스포츠 기사인데요, 페이지뷰 자체는 평균 정도고요, 콘텐츠로는 여타 야구 기사 중에 ‘엑기스’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스포츠 기사의 목적은 두 가지였는데요. 포털 자체 뉴스 페이지에서 프레시안 기사를 찾기 힘든 편인데, 범위를 좁혀서 야구 섹션에서는 프레시안식 기사를 보여줄 수 있을까 싶어 시도했습니다. 다른 하나는 모바일입니다. 모바일 뉴스 구독 층은 연성 기사를 찾는 젊은 독자들이 많죠. 모바일 뉴스 소비 시장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포털, 가볍게 볼 수 있는 기사를 찾는 모바일 뉴스 구독자층을 프레시안이 어떻게 끌어들일 수 있을까, 하는 차원에서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김형규: 스크롤 압박이라고 하죠. ㅎㅎㅎ 프레시안 기사는 긴 기사가 많습니다.

김봉규: 실제로 트래픽을 측정해보면, 들어오자마자 이탈하는 방문자들이 꽤 많습니다. 그게 요즘의 뉴스 소비 성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부터 협동조합 실무를 시작하니 기사 읽을 시간이 별로 안 나더라고요.

김형규: 저도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에 더 많은 정보에 노출되면서 차분히 긴 기사를 읽기 어려워진 것 같아요.

김봉규: 몇몇 조합원들이 프레시안의 긴 분량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적도 있습니다. 아마 길어서가 아니라 긴데 지루해서 그렇겠죠. 길면서도 재미있게 쓰는 방식을 고민하는 건 다른 분들의 역할일 것 같고요, 제 입장에서는 어떻게하면 스크롤을 편한히 내릴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겠죠.

예전에는 꽤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요새는 <슬로뉴스>같은 매체에서 프레시안은 쌈싸먹을 정도로 장문의 기사를 많이 내보내던데요? 그래서 분량의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이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단순하게는 살림살이가 좀 더 나아져서 광고를 기사와 좀 더 분리할 수만 있다면 가독성은 크게 올라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형규: 네이버에서 언론사 사이트로 아웃링크를 제공한 이후 광고 수익이 크게 증가했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의 뉴스스탠드 체제로 변경된 후에 트래픽이 급감하며 수익성도 악화되었고요. 프레시안에게 네이버란? ㅎㅎ

김봉규: 뉴스트래픽이 네이버에 집중되지 않는 인터넷 환경이었다면 독립 온라인 매체들이 더 부각되었을까요? 반대로 몇몇 주요 언론사들의 뉴스만 소비하게 됐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분법으로 볼 사안은 아닌데요, 다만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 때문에 쏟아져 나오는 저질 기사가 좋은 기사를 쓰려고 하는 매체들에게 해를 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만 개선이 되어도 독자들이 좋은 뉴스를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 같아요.

김형규: 네이버가 제공하는 아웃링크 트래픽 외에 SNS를 통한 유입은 많이 늘었나요?

김봉규: 포털을 벗어나서 처음으로 하나의 기사에 많은 주목을 받을 수 있게 된 게 페이스북입니다. 이른바 ‘제목장사’로 대표되는 포털 기사와 달리 페이스북은 기사를 읽은 사용자들의 ‘좋아요’ 액션이 더 많은 노출을 유도하기 때문에 기사의 질도 영향을 미치고, 복잡한 상호작용이어서 언론사가 이니셔티브를 쥐고 제어할 수도 없습니다. 매체 입장에서는 중요한 기사인데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의 경우도 많죠. 페이스북 뉴스 소비자의 성향에 맞춰서만 기사를 쓸 수는 없겠지만, 그들이 어떤 기사에 반응하는 지를 탐구하는 건 굉장히 중요한 일이라고 봅니다.

김형규: 공유가 많이 될 기사를 써야한다는 뜻은 아닐 것 같아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의 기사 반응 분석의 의미에 대해 더 설명해주세요.

김봉규: 텍스트보다는 링크, 링크보다는 이미지, 이미지보다는 동영상. 보통 페이스북에서 도달률을 올리기 위해 추천되는 미디어 유형의 순위인데요, 프레시안이 할 수 있는 게 있고, 하지 못하는 게 있겠죠. 너도 나도 페이스북용 카드뉴스를 쏟아내고 있는데요, 프레시안으로서는 당장 페이스북에 기사를 게시할 때 풍부한 메타태그가 분석되도록 사이트를 정비하고 기사를 소개하는 문구를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등의 기초적인 단계가 먼저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나서 사용자들의 반응 분석이 가능하겠죠. 그리고 공유가 많이 되는 기사 나오면 좋은데요? ㅎㅎㅎㅎ. 우리가 공유가 많이 됐으면 하는 기사를 어떻게 돋보이게 내보낼 수 있을까, 하는 고민입니다.

김형규: 독자들은 포털과 같은 타 서비스에 전재된 기사를 보시는 분도 계시고요. 포털 서비스 아웃링크로 들어와서 보는 분도 있고, SNS를 통해 보기도 하고요. 가능한 기사를 널리 전파해서 매체 영향력을 높이려는 노력을 프레시안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웹사이트 리디자인이나 모바일앱 개발은 매체 영향력을 높이는데 크게 도움이 안 될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없는 살림에 프레시안 웹사이트나 모바일앱에 공을 들여야 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김봉규: 저희들의 얼굴이니까요. 조합원 여러분들의 얼굴이기도 하죠. 포털이나 SNS를 통해 기사를 소비하는 이들 중에서도 언젠가 프레시안의 기사를 읽다 “아, 앞으로 프레시안은 북마크 해놓고 봐야겠구나”라는 사람들이 나올텐데, 사이트가 형편없으면 안 되잖아요. 프레시안을 애독하는 분들이 후원도 하고, 조합원으로 가입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째째하게 숫자로 얘기해보겠습니다. 기사에 딸린 광고 클릭율은 보통 0.05%라고 합니다. 1만 명 중에 5명이죠. 광고 한 번 클릭에 매체가 받는 돈은 동전 몇 개 정도일 겁니다. 1만 명 중에 5명이 광고를 클릭하는 것과, 1만 명 중에 1명, 10만 명 중에 1명이라도 “프레시안 괜찮네”라고 생각하고 사이트를 북마크했다가 언젠가 매월 조합비나 후원금 보내주는 것, 어떤 게 더 좋을까요? 그게 PV을 올려서 광고 수익만 노리는 사이트 관리가 아니라, 독자들이 들어왔을 때 좋은 기사를 읽게 할 사이트를 고민하는 이유입니다.

김형규, 남태우: 긴 시간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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